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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퀴나스 vs 오컴
심화 · 학부 수업보편논쟁의 중세 후기 국면이자, '근대는 어디서 시작되는가'라는 큰 물음의 입구. 유명론이 근대 과학과 종교개혁의 조건을 만들었다는 서사(블루멘베르크, 퓐켄슈타인, 길레스피)는 매력적이지만 검증이 필요하다. 이 차시는 두 체계를 정확히 세운 뒤, 그 서사를 학생들이 스스로 시험하게 한다.
논증 재구성
전제에 번호를 붙여 세우고, 실제로 공격받는 전제를 지목합니다. 수업에서 물고 늘어질 지점입니다.
아퀴나스
온건 실재론 — 추상 논변
- P1. 우리는 개별자만 감각한다.
- P2. 그런데 우리는 보편적 진술('인간은 이성적이다')로 학문을 한다.
- P3. 보편이 개별자와 전혀 무관하다면 그 진술은 실재에 대한 것이 아니게 된다.
- P4. 지성은 개별자에서 공통 본성을 추상해 낸다.
- C. 보편은 개별자 안에 근거를 두고(in re) 지성 안에서 보편으로서 성립한다.
공격받는 전제
P4의 '추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능동지성이 감각상(phantasma)에서 가지적 형상을 끌어낸다는 설명이 심리학적 가설인지 존재론적 주장인지가 흐리다.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 I q.85 a.1
오컴
유명론 — 절약 논변
- P1. 개별자들의 유사성만으로 우리의 일반 개념 형성이 설명된다.
- P2. 공통 본성을 추가로 상정해도 설명력이 늘지 않는다.
- P3. 필요 없이 여럿을 세워서는 안 된다.
- C. 보편은 실재하는 항목이 아니라 마음의 지향(intentio animae)이며 기호다.
공격받는 전제
P1이 관건이다. '유사성'은 이미 보편적 성격을 띤 관계가 아닌가 — 유사성 유명론에 대한 고전적 반론(러셀)이다.
오컴은 개별자만 실재한다고 하면서도 자연적 유사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극단적 명목론과 구분해야 한다.
오컴, 논리학 대전 · I.14–17
오컴
신의 절대 권능 논변
- P1. 신은 모순을 함축하지 않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다(potentia absoluta).
- P2. 현재의 자연 질서는 신이 사실상 정하신 질서일 뿐이다(potentia ordinata).
- P3. 따라서 자연 질서의 필연성은 사물의 본성에서 연역되지 않는다.
- C. 세계가 왜 이러한지는 따져서가 아니라 살펴서 알아야 한다.
공격받는 전제
이 구분이 경험적 탐구를 촉진했는가(근대 과학 기원설), 아니면 신학적 회의주의를 낳았는가. 역사적 인과에 대한 주장이므로 증거가 필요하다.
오컴, 명제집 주해 · Ordinatio 관련 대목
아퀴나스
자연법 논변
- P1. 사람에게는 공통의 본성이 있고, 그 본성에는 고유한 경향(생명 보존·자녀 양육·사회성·진리 추구)이 있다.
- P2. 실천 이성은 그 경향에서 '추구해야 할 선'을 읽어 낸다.
- P3. 그렇게 읽힌 규범은 특정 공동체의 합의에 앞선다.
- C. 실정법에 앞서는 자연법이 있으며, 그것이 실정법 비판의 기준이 된다.
공격받는 전제
P2는 사실에서 당위로의 이행처럼 보인다(흄의 문제). 토마스주의자는 목적론적 존재론에서는 이 간극이 애초에 없다고 답한다 — 그 방어가 성립하는지가 쟁점이다.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 I-II q.94 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