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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vs 노자
심화 · 학부 수업이 차시의 진짜 주제는 '유가 대 도가'가 아니라 텍스트 비평이다. 1993년 곽점(郭店) 초묘에서 나온 죽간본 노자는 통행본보다 훨씬 짧고, 유가를 정면으로 치는 구절이 다르게 적혀 있다. 그러면 우리가 배운 '유가와 도가의 대립'은 언제 만들어진 구도인가. 이 물음을 던지는 순간 수업의 층위가 달라진다.
논증 재구성
전제에 번호를 붙여 세우고, 실제로 공격받는 전제를 지목합니다. 수업에서 물고 늘어질 지점입니다.
공자
정명(正名) 논변
- P1.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다.
- P2.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 P3.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이 일어나지 않는다.
- P4. 예악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맞지 않고, 형벌이 맞지 않으면 백성이 손발 둘 곳이 없다.
- C. 그러므로 정치는 이름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한다.
공격받는 전제
P1–P4는 연쇄 논증(sorites 형식)이다. 각 고리가 필연인지, 아니면 '대체로 그렇다'인지가 관건이다. 또한 '이름을 바로잡는다'가 언어 개혁인지 신분 질서의 회복인지 해석이 갈린다.
논어 · 자로 3
노자
무위(無爲) 논변
- P1. 규범을 세워 이름을 붙이면 사람들은 그 이름에 맞추어 자기를 꾸민다.
- P2. 꾸밈은 실질이 아니므로, 규범이 늘수록 실질과 겉모습의 간극이 커진다.
- P3. 간극을 메우려 규범을 더하면 P1이 다시 작동한다.
- C. 인위적 규범의 증가는 자기 목적을 스스로 무너뜨린다. 억지로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공격받는 전제
P2. 모든 규범이 꾸밈을 낳는가. 유가 쪽은 마음(仁)에서 나온 예와 껍데기 예를 구분함으로써 이 전제를 막으려 한다(논어 팔일 3).
이 논증은 도덕경 18장·38장의 '잃은 뒤에 생긴다'는 계열 서술을 논증 형식으로 세운 것이다.
도덕경 · 18장, 38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