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vs 마르크스
심화 · 학부 수업역사철학과 사회이론의 입구. 이 차시의 함정은 '관념론 대 유물론'이라는 표어다. 마르크스가 헤겔에게서 물려받은 것은 결론이 아니라 방법(모순을 통한 전개)과 문제(근대적 분열의 극복)이며, 뒤집은 것은 그 운동의 담지자다. 또 하나 반드시 다룰 것 — 우리가 읽는 '마르크스'의 상당 부분은 사후 출간본이고, 편집자가 있었다.
논증 재구성
전제에 번호를 붙여 세우고, 실제로 공격받는 전제를 지목합니다. 수업에서 물고 늘어질 지점입니다.
인정 투쟁 — 주인과 노예
- P1. 자기의식은 다른 자기의식에 의해 인정받음으로써만 성립한다.
- P2. 인정은 상호적이어야 실질적이다.
- P3. 주인은 노예를 인격이 아닌 사물처럼 다루므로, 그에게서 받는 인정은 무가치하다.
- P4. 노예는 노동을 통해 자연을 가공하며 자기를 대상화하고, 그 과정에서 자립성을 획득한다.
- C. 지배 관계는 자기 목적을 배반하며, 자유는 노동하는 쪽에서 자란다.
P4에서 '노동이 자립성을 낳는다'는 이행. 코제브 이래 이 대목이 마르크스의 선취로 읽혔지만, 헤겔의 문맥에서는 의식의 형태 변증법이지 역사 이론이 아니라는 반론이 강하다.
20세기 프랑스 헤겔 수용(코제브 강의, 1933–39)이 이 절을 중심에 놓았고, 사르트르·라캉·파농이 그 영향 아래 있다. 수용사 자체가 연구 주제다.
헤겔, 정신현상학 · B.IV.A (자기의식의 자립성과 비자립성)
유물론적 역사 이해
- P1. 사람은 살기 위해 물질적 생활을 생산해야 한다.
- P2. 생산에서 사람들은 자기 의지와 무관한 일정한 관계(생산관계)에 들어간다.
- P3. 그 관계들의 총체가 사회의 경제적 구조를 이루며, 그 위에 법적·정치적 상부구조가 선다.
- P4. 생산력이 발전하면 기존 생산관계가 질곡이 되고, 그때 사회 혁명의 시기가 온다.
- C. 의식이 삶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의식을 규정한다.
P3의 '위에 선다'가 어느 정도의 결정인가. 엥겔스 자신이 만년 편지(1890, 블로흐에게)에서 '경제적 요인이 궁극적으로'라고 완화한다. '최종 심급에서의 결정'(알튀세르)이라는 표현이 그 완화의 정식화다.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 서문(1859)
소외된 노동의 네 겹
- P1. 노동자는 생산물로부터 소외된다 — 만들수록 자기 것이 아닌 힘이 커진다.
- P2. 노동 행위 자체로부터 소외된다 — 노동이 강요된 활동이 된다.
- P3. 유적 본질로부터 소외된다 — 자유로운 의식적 활동이라는 인간의 특성이 생존 수단으로 격하된다.
- P4. 타인으로부터 소외된다.
- C. 소외는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특정 생산관계의 구조적 결과다.
P3은 '유적 본질(Gattungswesen)'이라는 인간학적 전제에 기댄다. 알튀세르는 후기 마르크스가 이 인간학을 버렸다고 보고 '인식론적 단절'을 주장한다. 이 단절 테제 자체가 큰 논쟁거리다.
마르크스, 경제학·철학 초고(1844) · 소외된 노동
전도 논변
- P1. 헤겔에게 현실은 이념의 자기 전개의 현상이다.
- P2. 그러나 이념은 인간 두뇌의 산물이며, 그 두뇌는 사회적 조건 속에 있다.
- P3. 따라서 헤겔은 술어를 주어로 삼는 전도를 저질렀다.
- C. 변증법을 바로 세우려면 그것을 물질적 기초 위에 다시 놓아야 한다.
'뒤집기'가 방법의 보존을 뜻하는지, 다른 방법으로의 대체인지. 관념론적 목적론을 빼고도 변증법이 설명력을 유지하는가가 20세기 내내 논쟁되었다.
마르크스, 자본론 1권 · 제2판 후기(1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