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 vs 로크
심화 · 학부 수업정치철학 개론의 중심. 이 차시의 방법적 목표는 '자연 상태'가 역사 서술이 아니라 규범적 사고 실험임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두 사람의 결론 차이는 인간 본성에 대한 관찰의 차이라기보다, 사고 실험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뺐는가의 차이에서 나온다.
논증 재구성
전제에 번호를 붙여 세우고, 실제로 공격받는 전제를 지목합니다. 수업에서 물고 늘어질 지점입니다.
자연 상태 = 전쟁 상태 논변
- P1. 사람들은 능력에서 대체로 평등하다 — 가장 약한 자도 음모나 연합으로 가장 강한 자를 죽일 수 있다.
- P2. 평등에서 목적 달성의 희망이 평등하게 나오고, 그로부터 경쟁이 생긴다.
- P3. 선제공격이 자기 보존에 합리적인 상황에서는, 온건한 자도 선제공격을 택해야 한다.
- P4. 공통의 힘이 없으면 이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 C. 공통 권력이 없는 곳에서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 상태에 있다.
P3은 오늘날 게임이론의 죄수의 딜레마·안전 딜레마 구조와 같다. 반복 게임과 평판이 도입되면 협력 균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표준 반론이다. 홉스 자신이 '바보'의 반론을 다루며 이 문제를 의식한다(리바이어던 15장).
홉스는 이것을 역사적 사실로 주장하지 않는다. 13장에서 '그런 시대가 결코 없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라며 사고 실험임을 시사한다.
홉스, 리바이어던 · 13장
불편 논변 — 왜 그래도 국가가 필요한가
- P1. 자연 상태에도 자연법이 있고 각자가 그것을 집행할 권리를 가진다.
- P2. 그러나 각자가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되면 편파와 보복이 생긴다.
- P3. 확립된 법, 공평한 재판관, 집행력이 없다는 세 가지 결함이 남는다.
- C. 사람들은 그 결함을 고치기 위해서만 권력을 신탁한다. 그 목적을 넘는 권력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P1이 전제하는 '자연법을 알 수 있음'이 어디서 오는가. 로크는 이성이라 하지만, 그 이성이 왜 모두에게 같은 결론을 주는지는 논증되지 않는다.
이 논변의 형태가 결론의 범위를 정한다 — 결함을 고치는 데 필요한 만큼만 권력이 정당하다. 홉스의 무제한 주권과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로크, 통치론 · 2권 123–131절
저항권 논변
- P1. 정부 권력은 신탁(trust)이다.
- P2. 신탁은 목적에 매여 있으며, 목적을 위배하면 신탁은 소멸한다.
- P3. 신탁이 소멸하면 권력은 그것을 맡긴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 C. 국민은 목적을 위배한 정부에 저항하고 새 정부를 세울 수 있다.
P2의 판정 주체는 누구인가. 로크는 '하늘에 호소한다(appeal to heaven)'고 답하는데(2권 168, 241절), 이는 절차적 답이 아니다. 홉스는 바로 이 불확정성이 내전을 부른다고 본다.
로크, 통치론 · 2권 149, 222절
주권 불가분 논변
- P1. 권력이 나뉘면 최종 판정권이 어디 있는지 불확정해진다.
- P2. 불확정한 최종 판정권은 분쟁 시 각 부분이 자기가 최종이라 주장하게 만든다.
- P3. 그 주장 충돌을 해결할 상위 심급이 없다.
- C. 분할된 주권은 내전으로 귀결한다.
근대 입헌주의는 P2–P3을 헌법재판·견제와 균형으로 반박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헌법 위기 상황에서는 홉스의 지적이 되살아난다는 반론도 있다(슈미트의 예외상태 논의).
홉스, 리바이어던 · 18장, 29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