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철학의 라이벌
← 칸트 vs 공리주의

칸트 vs 공리주의

심화 · 학부 수업

규범 윤리학 개론의 축. 이 차시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의무론은 원칙, 공리주의는 결과'라는 한 줄 요약으로 끝내는 일이다. 실제 쟁점은 (1) 도덕적 옳음의 근거를 어디에 두는가, (2) 각 이론이 자기 난점(원칙 충돌 / 소수 희생)을 어떤 자원으로 처리하는가에 있다. 규칙 공리주의와 칸트의 불완전 의무를 다루면 두 진영의 거리가 통설보다 가깝다는 것이 드러난다.

논증 재구성

전제에 번호를 붙여 세우고, 실제로 공격받는 전제를 지목합니다. 수업에서 물고 늘어질 지점입니다.

칸트

보편법칙 정식의 적용 절차

  1. P1. 행위의 준칙 M을 정식화한다(상황–행위–목적).
  2. P2. M이 자연법칙처럼 보편적으로 따라지는 세계를 상상한다.
  3. P3. 그 세계에서 M이 생각될 수조차 없다면(모순) 완전 의무 위반이다.
  4. P4. 생각될 수는 있으나 그 세계를 의욕할 수 없다면 불완전 의무 위반이다.
  5. C. M이 두 시험을 통과할 때에만 그 행위는 허용된다.
공격받는 전제

P1의 준칙 정식화가 자의적이라는 반론(준칙을 충분히 구체화하면 무엇이든 통과한다). 이것이 '헛된 형식주의' 비판의 핵심이며, 헤겔 이래 반복된다. 오닐(O'Neill)의 응답은 준칙을 행위자의 실제 의도 수준에서 잡으라는 것이다.

칸트, 도덕형이상학 정초 · 2절 (Ak. 421–424)

칸트

인간성 정식

  1. P1. 이성적 존재는 목적 그 자체로 존재한다.
  2. P2. 목적 그 자체인 것은 단지 수단으로만 다루어질 수 없다.
  3. P3. 타인을 단지 수단으로만 다루는 것은 그가 그 행위에 동의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4. C. 사람을 결코 단지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
공격받는 전제

'단지 수단으로만(bloß als Mittel)'이라는 한정. 택시 기사를 수단으로 쓰는 것은 허용된다 — 그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정식의 실질은 '동의 가능성'에 있고,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응용 윤리의 전장이 된다.

칸트, 도덕형이상학 정초 · 2절 (Ak. 429)

공리주의(벤담·밀)

행위 공리주의

  1. P1. 오직 복리(쾌락·선호 충족 등)만이 본래적으로 좋다.
  2. P2. 행위의 옳음은 그것이 낳는 결과의 좋음에 의해 결정된다.
  3. P3. 각자의 복리는 동등하게 계산된다(각자는 하나로 센다).
  4. C. 옳은 행위는 관련된 모든 이의 복리 총합을 극대화하는 행위다.
공격받는 전제

P2가 '총합'을 요구하면 분배가 무시되고 소수 희생이 허용된다. 이에 대한 대표적 반론이 롤스의 '공리주의는 인격 사이의 구별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벤담, 도덕과 입법의 원리 서설 · 1–4장

공리주의(벤담·밀)

규칙 공리주의 — 수정 전략

  1. P1. 개별 행위가 아니라 규칙의 일반적 준수가 낳는 결과를 평가한다.
  2. P2. '무고한 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규칙의 일반적 준수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은 결과를 낳는다.
  3. C. 따라서 개별 사례에서 총합이 더 커 보여도 규칙을 지켜야 한다.
공격받는 전제

예외를 규칙에 내장하면(‘…단, 결과가 훨씬 나쁠 때는 제외’) 결국 행위 공리주의로 무너진다는 붕괴 반론(Lyons, 1965). 이를 막으려면 규칙 준수 자체에 독립적 가치를 주어야 하는데, 그러면 결과주의가 아니게 된다.

J. J. C. Smart & B. Williams, Utilitarianism: For and Against (1973)